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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의 상념

24.06.02. 여름 앞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계절은 여름. 내가 제일 좋아하는 달은 유월. 유월은 이름도 유월이다.

유월 초입 여름 앞에서 지난 사랑을 복기한다. 여전히 아름답고, 아련하고, 슬프군. 그리고 진행 중인 사랑을 생각해.

 

나는 지독한 운명론자니까 이 시기에 이런 사람이 나타난 의미는 뭘까하고 고민한다.

 

심미적으로 출중하고, 다재다능하고 박학다식하고, 고급스러운 취향을 가졌으며, 외국어를 할 줄 알고, 문학과 예술을 즐기고, 사랑 때문에 크게 아파해 본 경험이 있고, 표현을 잘 하고 솔직하면서, 타인의 아픔에 공감할 줄 알고, 배려와 예의를 아는 사람.

 

치사하게 다 갖추다니... 치사하게... 심지어 내가 제일 좋아하는 책을 알아내고 그걸 읽다니... 네가 구글에 클로이가 바람피우는 소설을 검색하지만 않았더라면 도전 1은 성공했을지도 몰라.

 

도전 1. 너를 사랑하지 않기 : 실패

도전 2. 너를 소유하고 싶지 않기 : (도전 중)

 

모든 감각기관이 너를 향해 있다. 너의 말, 행동, 표정 하나하나에 이리저리 흔들리는 중. 너를 가로지러 가려 했더니 길 잃고 표류 중. 끝내 물에 잠겨서 익사한대도 물이 달아서 버틸만 해.

 

결국 속절 없이 사랑하는 중. 웃는 모습을 떠올리면 나도 모르게 미소 짓게 되는 그런... 그런... 여름 앞에서...  올여름도 몹시 더울지라도... 땀일지 눈물일지 장맛비일지 모르는 슬픔이 주룩주룩 흐를지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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