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감으면 심장 박동에 맞추어 어둠이 파도를 친다. 어지러움 속에서 너에 관한 기억 편린 하나를 서핑보드로 삼는다. 편린에 엎드려서 어둠을 헤엄친다. 기억 속에 상상을 덧붙여 멀리 나아간다. 계속 손바닥 노를 젓는다. 제일 아픈 순간일까, 제일 행복한 순간일까. 고통과 기쁨은 희열이 있다. 가장 높은 희열의 파도가 거세게 밀려든다. 타이밍이 중요하다. 파도를 잡아 타고 부러 애쓰지 않고 나아간다. 균형을 잃지 않고 집중한다. 빠르게 강하게, 회상인 듯 상상인 듯 한 장면들을 헤집는다. 나는 오늘 밤 surfer이자 suffer가 된다. 파도가 사그라들면 나도 그만 보드에서 내려와야 한다. 한바탕 검은 파도타기가 끝나고 하얀 물보라가 일어났다 사라진다. 심장 박동이 느려진다. 느껴지지 않는다. 어둠이 먹먹히 잠잠히 고요하다면 비로소 잠에 든 것이다.
토막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