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라의 프로포즈라는 프로그램에서 이소라가 사연(편지)을 읽는 영상을 보았다.
당신 지금 무얼하고 계세요?
제가 없는 가을은 쓸쓸하지 않나요?
슬프진 않나요?
전에 제가 달리는 차 속에서 당신께 불러드린 노랠 기억하나요?
너무 바삐 이별하느라 못한 말이 있어요.
사랑해요.
- 이소라
나도 편지를 적고 싶어졌다.
저는 당신이 궁금하지 않아요. 그렇지만 당신이 저를 궁금해해 주었으면 좋겠어요.
제가 보고 싶지 않나요, 저는 보고 싶진 않지만 당신이 저를 보고 싶어 한다면 저도 당신이 보고 싶을 거 같아요.
사실 기대했어요. 4월에 휴가까지 냈었거든요. 부산에 있는 근사한 곳도 미리 알아놨다구요.
저를 배려하는 사람들을 여럿 만나봤어요. 상처를 주고 싶지도 받고 싶지도 않아서 미리 선 긋는 사람들이요.
나이를 먹을수록 신중해지는 걸까요, 겁이 많아지는 걸까요.
그리워해 주세요. 후회했다가 이내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가 다시 씁쓸하게 아쉬워해 주세요.
잠깐 그러고 빠른 시일 내에 행복하세요. 저도 그러게요.
비공개 글에 적은 편지 일부도 따와 보았다.
나도 알아
너도 가끔 내 생각할 거고
드문 내 꿈도 꾸겠지
아련히 그리워할 때도 있을 거고
간혹 내가 정말 보고싶을 때도 있겠지
내가 그렇듯이.
뜬금 없이 정말 절실하게 절절하게 그 사람이 보고싶은 순간이 올 때가 있다. 그런 마음이 들 때면 참아 내는 게 너무 아파서 인상까지 찌뿌리게 된다. 어딘가에 잘못 부딪치면 부딪쳐 아픈 신체 부위를 어루만지는 것처럼, 왼쪽 가슴 부근을 손으로 감싸 안는다. 그때의 내 손이 가장 따뜻하다. 내가 없었으면 나는 누가 위로했을까.
나는 원래 편지를 더 잘 쓴다. 제 편지를 받고 싶다면 먼저 편지를 보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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