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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의 상념

24.07.28. 무서울 땐 네 생각을 해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밤 늦게까지 이야기를 했다. 친구가 썰이 너무 많아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흥미롭게 들었는데 쫄보인 나에게는 너무 무섭고 소름끼치는 썰들이었다. 친구가 말을 흡입력 있게 잘하기도 했음. 차를 타고 혼자 집에 돌아가는데 자정이 넘은 시각에다가 도로에도 차가 별로 별로 없고 조용하고 어둡고… 너무 무서웠다. 그래서 달달한 음악을 틀고 네 생각을 했다. 그랬더니 찾아오는 평안함과 안도감. 내가 너를 사랑하는 마음, 그리고 너에게 사랑받는 느낌을 상기하면 마음이 꽉차는 기분이 든다. 그렇게 널 생각하며 심호흡을 몇번 천천히 크게 하니 쉬이 안정이 돼서 집에도 잘 오고 잠에도 잘 잘 수 있었다. 그게 마치 독실한 신자가 힘들 때 자신의 종교적 교리/신을 믿고 의존하는 행위와 비슷하다고 느꼈다. 나에게 사랑은 종교 같아서 사랑이 신앙이고 구원이구나. 무섭고 불안하고 나약할 때 이유 없이 맹신할 수 있는 ‘믿는 구석’이 생겨서, 그리고 그게 너여서 정말 다행이고 감사하다. 너한테도 내가 그런 밑도 끝도 없이 믿는 구석, 든든한 빽이 되었으면 좋겠다. 너는 내가 무섭다고 ‘다행이다’ 들은 걸 놀렸지만…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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