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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의 상념

24.02.15. 와식생활 그 후

12일 월요일부터 타인의 도움 없이 내 자유의지로 이동할 수 있게 되었다. 6주 만이다.
목발연습을 이틀 가량 하고 제일 먼저 한 일은 어질러진 집을 깨끗하게 정리하는 것이었다. 책상과 화장대, 부엌, 바닥에 너저분한 것들을 모두 치우니 그렇게 개운할 수가 없었다. 생일선물로 받은 새 이불도 깔았다(이건 타인의 도움을 받았다). 핸즈프리 상태는 아니어서 뭔가를 들고 이동할 순 없다. 주머니에 이것저것 다 넣는다.

몸이 무거워졌고 근육도 다 빠져서 목발 보행도 쉽진 않다. 잘 때쯤 누우면 삭신이 쑤신다. 으어어어 소리가 절로 나온다.

금주는 생일주간이라 일정이 바쁘다. 목발 보행이 가능해지자마자 약속을 잡았다. 차가 있으니 주차만 되면 어디든 갈 수 있다. 차를 사길 잘한 거 같다. 차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원래는 올해 말쯤 차를 살 생각이었다. 그런데 여러 이유로 1년이 앞당겨졌다. 막상 사고 나니 주차장에서 주차되어 있는 것만 봐도 기분이 좋다. 내가 병상생활을 견딜 수 있었던 이유 중 7할은 얘다. 봄이 되면 뚜껑을 열고 꽃내음을 맡으며 드라이브해야지... 내 차는 오픈카다. 그리고 나는 꽃가루 알러지도 없다.

곧 생일이고, 또 곧 있으면 출근이다. 불편한 신변들은 얼추 정리됐다. 마음이 가볍다. 다 잘 될 것이다.